딸 주식 계좌에 처음으로 배당금이 들어온 날
얼마 전 딸 주식 계좌를 열어봤다가 배당금 내역을 확인했습니다.
애플에서 3.5달러, QQQM에서 7.2달러, SPYM에서 11.2달러. 세전 합계로 약 22달러 정도입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3만 원이 채 안 됩니다.
금액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22달러를 보면서 2020년이 떠올랐습니다.
✔️ 처음 배당금은 1.64달러였습니다
딸 주식 계좌를 만든 건 2020년, 딸이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입니다. 그때는 애플 주식만 조금 사줬습니다.
그해 11월 17일, 딸 계좌에 처음으로 배당금이 들어왔습니다.
애플 배당금 $1.64. 당시 환율이 1달러에 1,100원대였으니 약 1,800원 정도였습니다. 편의점 음료수 한 캔 살 수 있을까 말까 한 금액이었습니다.
그래도 괜히 뿌듯했습니다. 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 회사가 알아서 돈을 보내줬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 중학생이 된 딸, 배당금도 자랐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습니다. 딸은 이제 중학생이 됐고, 그 사이 계좌에는 QQQM과 SPYM도 추가됐습니다.
이번에 들어온 배당금 내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 종목 |
배당금 (세전) |
| 애플 (AAPL) |
$3.5 |
| QQQM |
$7.2 |
| SPYM |
$11.2 |
| 합계 |
$21.9 |
1.64달러에서 21.9달러. 금액으로 따지면 약 13배가 됐습니다. 딸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되는 동안 배당금도 같이 자랐습니다.
✔️ 배당금을 딸에게 설명하는 방법
배당금이 들어온 날 딸한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네가 가지고 있는 주식 회사에서 우리가 주식을 사줘서 고맙다고 용돈을 주는 거야."
딸이 잠깐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회사 주인인데 회사가 주인한테 용돈을 줘?"
그러면서 좋아하면서도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 표정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건 그 회사의 주인 중 한 명이라는 뜻이고, 배당금은 회사가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이니까요. 중학생이 딱 맞는 말을 한 셈입니다.
✔️ 배당금이란 무엇인가
배당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주는 돈입니다. 모든 기업이 배당을 주는 건 아닙니다. 배당을 주는 기업은 보통 안정적인 수익이 있고,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곳입니다.
배당금을 받는 주기는 기업마다 다릅니다. 애플처럼 분기배당을 주는 곳도 있고, 월배당 ETF처럼 매달 배당금이 들어오는 상품도 있습니다. SPYM과 QQQM은 분기마다 배당금이 들어옵니다.
해외 주식 배당금은 미국 기준으로 15% 원천징수가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계좌에 들어오는 금액은 세전 금액보다 조금 적습니다. 연간 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지만, 딸 계좌 수준에서는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 배당금으로 뭘 할까
딸한테 물어봤습니다. 배당금으로 뭘 하고 싶냐고요.
딸은 잠깐 고민하더니 "더 사면 안 돼?"라고 했습니다.
더 사면 나중에 용돈을 더 많이 준다고 했더니 그러자고 했습니다. 재투자의 개념을 본능적으로 이해한 것 같아서 속으로 웃음이 났습니다.
배당금은 다시 같은 종목에 재투자할 계획입니다. 22달러로 살 수 있는 주식이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 조금씩 쌓이다 보면 딸이 성인이 됐을 때 꽤 의미 있는 금액이 돼있을 것 같습니다.
1.64달러도 재투자했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지금의 22달러가 됐습니다. 앞으로 몇 년이 더 지나면 또 얼마가 돼있을지 궁금합니다.
✔️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
딸이 이 계좌를 직접 관리하게 될 때쯤이면 배당금이 뭔지, 재투자가 왜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알고 있었으면 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돈이 일하는 방식, 복리의 힘, 장기 투자의 의미 같은 것들입니다. 완벽하게 가르쳐줄 자신은 없지만, 적어도 계좌에 숫자가 쌓이는 걸 보면서 어렴풋이라도 느꼈으면 합니다.
2020년 11월에 들어온 1.64달러짜리 첫 배당금이 지금의 22달러가 됐습니다. 딸이 어른이 됐을 때 이 계좌가 어떤 모습일지, 그때 딸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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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딸과 함께 주식 계좌를 만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