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어카운트 (제도 배경, 주식, 한국판 어카운트)
미국 지수 투자를 다룬 영상을 보다가 '트럼프 어카운트(Trump Account)'라는 제도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미국 정부가 갓 태어난 아이에게 1,000달러를 넣어 주고, 그 돈으로 미국 주식 지수 ETF를 사게 하는 제도입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부러운 마음과 함께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아이에게 집값 걱정만 물려주고, 주식은 물려주지 못할까 하는 질문입니다.
돈을 넣을 수 있는 곳은 ETF(상장지수펀드)로 제한됩니다. ETF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만든 펀드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미국 주식 지수를 따르는 상품 중 운용보수가 연 0.1% 이하인 것만 허용되고, 레버리지 상품은 아예 막혀 있습니다. 레버리지는 빌린 돈을 더해 수익을 키우는 방식이라, 손실도 같은 비율로 커집니다. 그리고 18세 전에는 돈을 인출할 수 없습니다(Fidelity).
무엇을 살지도 정해 뒀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2026년 7월 1일, 따로 고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게 되는 기본 종목으로 S&P500 ETF인 SPYM을 지정했습니다. IVV, VTI, SPTM, ITOT 4개는 앞으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로 함께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국민에게 "이걸 사서 오래 들고 있으라"고 답안지를 건넨 셈입니다.
미국은 이미 비슷한 실험에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1970년대 말 도입된 401(k)입니다. 401(k)는 월급의 일부를 주식과 펀드에 적립하면 세금 혜택을 주는 퇴직연금 제도입니다. 수십 년이 지나면서 미국에는 연금 계좌만으로 은퇴 자금을 마련한 사람들이 크게 늘었고, 국민 다수가 "주가가 올라야 내 노후가 편해진다"는 같은 이해관계를 갖게 됐습니다. 트럼프 어카운트는 이 구조를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하게 만든 21세기판 401(k)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부담이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게 넘어간다는 점입니다. 집값이 오를수록 이미 집을 가진 세대의 자산은 늘지만,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청년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아집니다. 미국이 아이들에게 "주가가 오르면 너도 부자가 된다"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동안, 우리는 아이들에게 "집값이 오르면 너는 더 힘들어진다"는 구조를 물려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되면 효과는 계좌 하나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국민 모두가 우리 증시가 잘되기를 바라게 되고, 그만큼 기업에 대한 주주환원 요구도 커집니다. 주주환원은 기업이 번 돈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목소리도 한 사람의 투자자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목소리가 됩니다.
물론 한계도 분명합니다. 주가는 떨어질 수 있고, 우리 증시는 미국만큼 오랫동안 꾸준히 오른 역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제도는 증시 체질 개선과 함께 가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도 노후를 집 한 채에 거는 지금 구조보다는, 아이 때부터 기업의 주인이 되게 하는 쪽이 훨씬 건강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어른인 제 계좌도 같은 원리로 굴립니다. ISA에는 TIGER 미국S&P500을, IRP에는 국내에 상장된 미국 ETF를 담아 두고 팔지 않는 것이 전부입니다. ISA나 IRP 같은 절세 계좌에서는 SPYM처럼 미국에 상장된 ETF를 살 수 없어서, 국내 상장 상품을 이용합니다. 연금저축펀드는 KCGI 펀드로 5년 넘게 굴리고 있는데, 그 결과는 연금저축펀드 5년 5개월 운용 후기에, 어떤 계좌부터 채우면 좋은지는 직장인 절세 계좌 총정리 (IRP, 연금저축, ISA)에 정리했습니다.
참고 자료
· 트럼프 어카운트와 미국 지수 투자 소개 영상 (YouTube)
· 미국 재무부, Treasury Announces Investment Lineup for Trump Accounts (2026.07.01)
· Fidelity, What are Trump Accounts and how do you open one?
· 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개인 경험과 의견을 정리한 글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하시기 바랍니다.
트럼프 어카운트는 어떤 제도인가
대상은 2025년 1월부터 2028년 12월 사이에 태어난, 사회보장번호가 있는 미국 시민권자 아이입니다. 정부가 1,000달러를 넣어 주고, 부모는 해마다 5,000달러까지 더 넣을 수 있습니다. 계좌는 2026년 7월부터 열렸습니다.돈을 넣을 수 있는 곳은 ETF(상장지수펀드)로 제한됩니다. ETF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만든 펀드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미국 주식 지수를 따르는 상품 중 운용보수가 연 0.1% 이하인 것만 허용되고, 레버리지 상품은 아예 막혀 있습니다. 레버리지는 빌린 돈을 더해 수익을 키우는 방식이라, 손실도 같은 비율로 커집니다. 그리고 18세 전에는 돈을 인출할 수 없습니다(Fidelity).
무엇을 살지도 정해 뒀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2026년 7월 1일, 따로 고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게 되는 기본 종목으로 S&P500 ETF인 SPYM을 지정했습니다. IVV, VTI, SPTM, ITOT 4개는 앞으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로 함께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국민에게 "이걸 사서 오래 들고 있으라"고 답안지를 건넨 셈입니다.
왜 현금이 아니라 주식을 줬을까
이 제도의 배경으로는 AI와 로봇이 자주 거론됩니다. 10~20년 뒤 일자리가 크게 줄면 정부는 결국 기본소득, 즉 일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나눠 주는 제도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때 가서 매년 현금을 나눠 주는 것보다, 지금 아이에게 종잣돈을 주고 18년 동안 복리로 불리게 하는 편이 훨씬 싸게 먹힐 수 있습니다.미국은 이미 비슷한 실험에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1970년대 말 도입된 401(k)입니다. 401(k)는 월급의 일부를 주식과 펀드에 적립하면 세금 혜택을 주는 퇴직연금 제도입니다. 수십 년이 지나면서 미국에는 연금 계좌만으로 은퇴 자금을 마련한 사람들이 크게 늘었고, 국민 다수가 "주가가 올라야 내 노후가 편해진다"는 같은 이해관계를 갖게 됐습니다. 트럼프 어카운트는 이 구조를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하게 만든 21세기판 401(k)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왜 집값에 묶여 있나
우리나라의 사정은 정반대입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가구 자산의 75.8%가 실물자산입니다. 실물자산은 금융상품이 아닌 부동산 같은 자산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이 집입니다. 노후 자금 대부분이 집 한 채에 들어 있으니, 국민 다수가 "집값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이해관계로 묶일 수밖에 없습니다.문제는 그 부담이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게 넘어간다는 점입니다. 집값이 오를수록 이미 집을 가진 세대의 자산은 늘지만,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청년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아집니다. 미국이 아이들에게 "주가가 오르면 너도 부자가 된다"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동안, 우리는 아이들에게 "집값이 오르면 너는 더 힘들어진다"는 구조를 물려주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판 트럼프 어카운트를 만든다면
저는 우리나라도 부동산에만 매달리지 말고 미국처럼 주식으로 주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가 종잣돈을 국내 상장 지수 ETF로 넣어 주고, 성인이 될 때까지 인출을 막고, 그 사이 수익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방식입니다.이렇게 되면 효과는 계좌 하나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국민 모두가 우리 증시가 잘되기를 바라게 되고, 그만큼 기업에 대한 주주환원 요구도 커집니다. 주주환원은 기업이 번 돈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목소리도 한 사람의 투자자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목소리가 됩니다.
물론 한계도 분명합니다. 주가는 떨어질 수 있고, 우리 증시는 미국만큼 오랫동안 꾸준히 오른 역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제도는 증시 체질 개선과 함께 가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도 노후를 집 한 채에 거는 지금 구조보다는, 아이 때부터 기업의 주인이 되게 하는 쪽이 훨씬 건강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제도를 기다리지 않고 제가 하는 것
사실 저는 비슷한 일을 이미 딸아이 계좌로 해 오고 있습니다. 2020년 딸이 초등학교 2학년일 때 계좌를 만들어 애플부터 사 줬고, 지금은 트럼프 어카운트의 기본 종목인 SPYM도 들어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고른 종목이 딸 계좌에 이미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묘하게 반가웠습니다. 계좌를 채워 온 과정은 딸 계좌 미국 ETF 투자 (SPYM, QQQM, MAGS)에, 첫 배당이 들어왔을 때 이야기는 딸 주식 계좌에 처음으로 배당금이 들어온 날에 적어 두었습니다.어른인 제 계좌도 같은 원리로 굴립니다. ISA에는 TIGER 미국S&P500을, IRP에는 국내에 상장된 미국 ETF를 담아 두고 팔지 않는 것이 전부입니다. ISA나 IRP 같은 절세 계좌에서는 SPYM처럼 미국에 상장된 ETF를 살 수 없어서, 국내 상장 상품을 이용합니다. 연금저축펀드는 KCGI 펀드로 5년 넘게 굴리고 있는데, 그 결과는 연금저축펀드 5년 5개월 운용 후기에, 어떤 계좌부터 채우면 좋은지는 직장인 절세 계좌 총정리 (IRP, 연금저축, ISA)에 정리했습니다.
마무리
트럼프 어카운트의 핵심은 1,000달러라는 금액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주주로 만들겠다고 방향을 정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제도가 언제 생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가 18년 동안 팔지 못하게 묶어 두면서까지 보여 주려는 답은 분명합니다. 좋은 지수를 싸게 사서, 오래 들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제도가 생기기를 기다리기보다, 지금 있는 계좌로 먼저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참고 자료
· 트럼프 어카운트와 미국 지수 투자 소개 영상 (YouTube)
· 미국 재무부, Treasury Announces Investment Lineup for Trump Accounts (2026.07.01)
· Fidelity, What are Trump Accounts and how do you open one?
· 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개인 경험과 의견을 정리한 글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하시기 바랍니다.
